유괴도 도둑질도 남의 것을 아무런 대가 없이 취하고 자기 것이라고 명명하는 것이다. 이 가족의 특징도 생존수단도 모두 도둑질이다. 훔쳐서 만들어진 가족은 세상에 납득되지 못했다. 잘못된 환상으로 만들어진 가족은 결국 해체되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도둑가족이었을 때 썼던 이름을 쓰고, 그때 배웠던 숫자 노래를 부른다. 행복하지만 아름다울 수 없었고 아름답지만 행복할 수 없어 보였다
몸을 팔고 도둑질을 하면서 어떤 자책도 못느끼는 모습이라 가족들은 어딘가 모자른 사람들 같다가도, 세상 다 산 얼굴로 쥬리를 껴안고 네 잘못이 아니라고 다독이며 우는 장면이나 '낳은 게 실수라는 말을 들으면 무슨 기분일까'라고 묻는 건조한 얼굴이 계속 생각났다. 잘못인줄 다 알고 있고 밑바닥 생인걸 인지하며 살고 있으면서 그렇게 밝은 얼굴을 할 수 있었다니.. 가족의 뒷배경이 밝혀지고 나서는 슬퍼졌다. 그렇게 웃으며 살지 않았으면 그들은 버틸 수 없었을 것 같다. 백엔의 사랑에 나왔던 배우 쏘 프레셔스.. 연기 정말 좋다. 오랜만에 봐서 혼자 반가웠음. 더 크게 됐으면 좋겠다
고레에다 감독은 틀에 박혀 있지 않으면서도 모범적인 영화를 만드는 것 같다. 전체적으로 생각하면 모범적이고 평범한 웰메이드 같이 느껴지는데 저 가족이 어떻게 모였는지 밝혀지는 방식이라던지, 가족들 쪼르르 앉아서 지붕 위 불꽃놀이를 구경하는 장면에서 하늘 위 불꽃을 절대 비춰주지 않는다던지 그런 연출이 너무너무 진부하지 않았고 좋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