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완을 간호해주고 완의 집을 나선 후엔을 둘러싼 거대한 도시의 풍경이 무서울정도로 거대해보인다. 애정어린 손길 후에 또다시 열악한 노동생활이 반복될테다. 고향이라는 유대감을 갖고 함께 산업지역으로 와 고향을 위해 돈을 벌었지만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 것은 어쩔수가 없다. 가로막힌 창살 사이로 나눠야 했던 대화, 일을 해야해서 허겁지겁 먹어야 했던 식사, 업무용 오토바이를 잃어버려 데이트 후 다퉜던 시간들이 지나고 나니 사랑은 떠나버렸다.

이별편지를 받고 끅끅 눌러 울던 장면 바로 뒤로, 고향에 돌아온 완이 후엔에게서 수선받은 옷을 입고 나오는데 마음이 복잡해진다. 주변을 돌아보면 완의 고향의 구름과 나무 바람이 변함없이 여전하다. 참 힘들게 살았는데도 보상같은 건 없다는듯 다시 힘든 일이 다가오고 그럼에도 여전한 걸 아득히 바라봐야 하는 게 삶이겠지


느긋하고 지루한 느낌이지만 엄청난 집중을 하며 감상해야 했다. 어떠한 장치없이 영화속 시간이 훌쩍훌쩍 넘어가버려..